Tuesday, May 15, 2012

밤 2

아직 잊지 못한 사람이 있는데, 새로운 사람이 온다. 그런 경험은 반복된다. 충분히 생각하고 싶은데, 또 새롭게 생각해야 할 것들이 밀려온다. 나의 의지와 관계없는 밀물과 썰물. 내 마음은 내 몸은 내 일상은 그저 늘 철썩하고 싸하고. 모래가 함께 밀려나갔다가 밀려왔다가. 깎이는 듯했다가 다시 차올랐다가. 자까르따에 온 뒤로 나는 파도가 바삐 오가는 해변이 됐다. 혼자 있을 시간이란, 온전히 시간을 무시한 상상의 시간 뿐이고 그래서 느끼는 완전한 자유로움은 꿈 속에 있다. 그래서 잠자는 시간이 소중하다. 잠자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일상은 매일 시간과 투쟁을 한다. 밤에도 낮에도 바닷가엔 파도가 밀렸다 빠져나가지만, 밤바다의 어둠은 견딜만 하다. 모두가 해맑게 웃고 떠들며 뛰놀고 물장난을 하는 넓은 바다, 혼자인 법은 없지만 파도를 피할 수 없는 바다. 밤이 되면 나는 내가 아니고, 내가 그리워하는 것, 내가 상상하는 것,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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